늦깎이 유학생 한식 전도사 됐다…밀워키 오선주씨 소개
밀워키 해밀턴 고등학교 주방 실습장. 움푹 파인 팬 위에 간장과 각종 양념으로 버무려진 소고기가 양파와 당근과 함께 지글지글 익고 있다. 앞치마를 두르고 열심히 불고기를 요리하는 이들은 밀워키시 레크리에이션 부서에서 운영하는 한식 수업의 학생들이다. 중서부 위스콘신주의 최대 도시 밀워키에서 60대 한인 여성이 가르치는 한식 수업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지역 공영방송 ‘더월드’에서 소개했다. 이 매체는 강사인 오선주씨가 진행하는 한식 수업은 요리 종류도 다양해 강좌마다 수강생들이 꽉 찬다고 덧붙였다. 더월드가 소개한 이 날 수업에서도 오씨는 10여명의 학생에게 불고기 요리법을 가르쳤는데 양념장을 만들어 고기를 재는 법뿐만 아니라 상추 위에 따끈한 흰 밥 한 숟갈과 고기 한 점에 쌈장을 넣어 싸 먹는 법까지 설명해 학생들이 한국 식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곳에서 2017년부터 한식 강좌를 가르친 오씨는 사실 전문 요리사가 아니다. 평생 배움을 강조한 할머니의 격려에 용기를 내어 44살 때 아동 교육학을 공부하기 위해 위스콘신 밀워키 대학을 찾은 늦깎이 유학생이었다. 이곳에서 처음 종이접기 교사로 가르쳤던 오씨는 미국인들이 한식 요리에 관심 있는 것을 보자 직접 한식 수업을 시작했다. 오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한두 명이 들었는데 점점 수강생들이 늘어났다”며 “국수, 부침개 등 다양한 강의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밀워키에서 오씨의 수업을 들은 수강생은 250명 정도. 올여름 시작한 강좌는 비빔밥과 볶음 국수를 만드는 요리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신청자가 넘쳐 대기 줄까지 생겼을 정도다. 밀워키 레크리에이션 부서의 수퍼바이저 클레어맥휴그도 “(선주) 수업은 늘 학생들이 꽉 찬다. 이곳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처럼 그녀의 수업이 인기를 얻는 건 꼼꼼한 재료 준비 때문이기도 하다. LA나 뉴욕 등 한인들이 다수 거하는 지역이 아니다 보니 한국 식품점도 많지 않아 요리 수업에 사용할 한국 식품 재료를 구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오씨는 남편과 함께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시카고 지역까지 장을 보러 다닌다. 오씨는 “할머니는 항상 ‘좋은 음식이 약보다 낫다고 하셨다”며 “좋은 음식을 만든다면 약을 더 먹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앞으로도 나는 할머니의 조언을 따를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오선주 밀워키 레크리에이션 emily files